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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랜드의 여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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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상구 작성
  •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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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랜드를 그림으로 그려 달라면, 하얀 도화지 한 장을 그냥 건네 줄 것입니다. 나무가 거의 없는 산과 들을 하얀 눈이 온통 덮었고, 거센 바람이 눈보라를 일으켜 파란 하늘을 가렸기 때문이지요.

도착 첫날부터 바람의 여신은 우리 일행을 열렬히 환영하여 주었습니다. 대서양 해류 때문에 비교적 춥지 않은 곳이지만, 매서운 바람결은 여신에 대한 경외감에 온 몸을 움츠리게 만들었지요. 그리고 여정 중 두 번을 바람의 여신의 열정적인 포옹을 피해 휴게소에서 몇 시간씩이나 대피해 있어야만 했습니다. 그 여신의 입김은 일정 내내 먹구름을 몰고 와 오로라 여신에 대한 알현을 계속 방해했지요. 분명 아이슬랜드 바람의 여신은 무척 심술 많고 질투가 심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로라 여신만 있다고 믿고 갔던 우리들에게 바람의 여신보다 더 고약한 여신이 다가섰습니다. 바로 파도의 여신이었지요. 이틀 째 날, 백사장에서 바람의 여신이 몰고 온 눈발을 맞아가며 새로운 세상을 렌즈에 담고 있는데, 반갑다며 달려든 파도의 여신이 두 명을 카메라와 함께 그만 바닷물에 목욕재계하게 했고, 여러 명의 바짓가랑이까지 젖게 했지요. 그 뿐만 아니었어요. 유빙 해변에서 오로라 여신을 알현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일행들을 볼링공이 핀을 넘어뜨리듯 덮쳐서는 17개의 핀 중 4개의 핀을 줄줄이 쓰려 뜨려 카메라와 함께 수장시켜 버렸지요. 참으로 아이슬랜드 여신들의 심보는 고약하기만 했어요.

하지만 정말 댄스는 참~ 잘 추고 왔네요. 바람의 여신의 유혹에 이끌려 이리저리 스텝 밟고 요리조리 몸을 비틀었지요. 그리고 파도 여신은 우리를 밀고 당기고, 앉혀다 일으켰다 전신 운동을 시키며 춤사위의 기본부터 가르쳐 주었지요. 결국 일정을 바꿔가며 기다렸지만 두 여신에게 혼이 빠져 오로라 여신의 미소를 마주하리라는 기대는 포기하고 말았어요.

아이슬랜드 출국 전날! 공항 근처로 가는 중에 큰 버스도 작은 승용차도 길가로 미끄러져 나가 버린 모습을 거세게 흔들거리는 봉고차에서 바라봐야만 했습니다. 그나마 바람 그리고 파도의 여신의 프러포즈를 살짝 피해갈 수 있었던 것을 다행이라 생각하며, 비록 하룻밤이었지만 아이슬랜드에서 가슴 터지도록 행복했던 그 순간을 되새기며 마지막 날 밤 귀국길 짐을 챙겨야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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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남향/홍승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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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향/홍승표
  • 작성일
고약한 날씨를 요리조리 피해가며 진행되었던 출사에서
많은걸 경험하고 자연앞에 인간이 얼마나 허약한지를 뼈져리게 느꼅습니다
무사히 모두 안전하게 마치게되어 다행입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ㆍㆍㆍ헬싱키에서

하종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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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종규
  • 작성일
힘든여정 고생하셨습니다.
무사귀환을 축하드립니다.

한길/조미숙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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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길/조미숙
  • 작성일
대단 하십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좋은 추억도 많~~이 간직하고 오셨으리라 생각 됩니다.

한강맨/양승하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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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맨/양승하
  • 작성일
무척 힘든 일정이었군요.
수고하신 덕분에 멋진 사진들 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둥지/배복형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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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둥지/배복형
  • 작성일
먼곳까지 가셔서 넘 고생 하셨습니다.
많은 경험과 변화 무쌍한 자연의 이치도...
아울러 멋진 추억도 ...
건강하게 안전하게 귀국하심을 반갑게 맞이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정성선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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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성선
  • 작성일
아~~
무척 힘든 여정 이었군요^^
심쌤의 글속에 그곳의 날씨가  엄청 괴팍했음을 알 수 잇네요^^
그래도  미지막밤은  여신과의 뗀스를~~~~
 추셧으니  그  보더  더 행복은 없었겟지요^^
수고  마이 하셧어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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